이용후기

신의 한 수 2016.12.04 23:33
시우엄마 조회 470

신랑이 팔삭둥이로 태어났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 팔삭둥이라고 했을 때 난 그저 그러려니, 그런 일도 있겠거니 했었다.

하지만, 내가 조산을 하여 힘든 시기를 겪고 나니 이건 웃고 넘길 일이 아니었다.

그들이 무사히, 건강히 자란 것은 운이 좋았던 케이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일찍 태어나는 바람에 면역력이 약한 우리 둘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모유 수유라고 생각했다.

아기를 낳은 직후부터 젖량은 충분했고, 얼리는 속도가 먹는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 것을 보고 유축해서 시간 딱딱 맞춰 먹여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훗날 겉잡을 수 없는 불행이 시작되었다.

단체생활을 시작한 누나가 감기에 걸릴 때면 둘째도 예외없이 감기에 걸렸고, 급기야 고열로 입원을 하기에 이르렀다.

첫째를 어린이집에 적응시키는 것도 힘든 일이었는데, 3-4시간마다 유축하고, 설거지하고, 또 데워서 먹이고, 설거지 하고,,, 이것은 보통 노동이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유축하는 텀이 점점 길어졌고, 젖량은 줄어들었다. 그리고 아기가 입원해 있는 동안은 유축도 제대로 못해 젖량은 확연이 줄어들어버렸다.

퇴원 후 분유 수유로 바꿔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때, 100일 넘어서 직수를 시작해서 20개월까지 직수했다는 분을 우연히 만났고, 그 분이 내게 완모를 하고 싶다면 직수로 바꿔보라고 했다.

직수로 바꾸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었다. 나도, 그리고 아기에게도... 그리고 첫째에게도...

그래도 내가 둘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모유를 먹이는 것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었기에 직수를 고집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직수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젖량이 쉽게 늘지 않는 것 같았고, 그래서 아기는 늘 배고픈 것처럼 느껴졌다.

이미 젖병을 거부하는 단계까지 와버렸는데 다시 분유 수유로 되돌리자니 '아기를 두고 내가 무슨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인가' 하는 회의와 동시에 죄책감에 시달렸다.

처음부터 직수를 할 껄, 처음부터 제대로 배울 껄... 끝없는 후회로 괴로워하던 차, 전문가가 포기하라고 하면 포기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최희진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나는 지방, 경남 창원에 있었고, 선생님은 서울 분이셔서 과연 지방까지 와주실까 의문이 들었지만 나는 이미 막다른 골목까지 간 상태였고, 지푸라기라고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선생님께서

아기가 6개월이 넘어버렸기 때문에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못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볼게요.

하셨고, 나는 선생님을 기다렸다.

선생님은 매우 일처리가 빠르셨다. 내가 가정방문을 원한다고 결정을 한 순간 선생님께서는 1-2일 내에 방문하도록 스케줄을 정해주셨고,

매우 먼 길을 오셔야 하는 상황이었는데에도 불구하고 약속 시간을 딱 맞춰주셨다.

그리고 젖량을 확인해주시고, 수유 쿠션에서 수유하는 자세를 잡아주시고는 "걱정하지 마세요. 아기는 잘 클 꺼에요." 한 마디 남기고 가셨다.

 

무척 더웠던 지난 여름, 나는 선생님께 의뢰를 하는 것이 과연 맞나 안 맞나, 도움이 될까 안 될까 정말 고민했었는데 

아기를 향한 내 마음을 하늘이 알아주었을까...

선생님께서는 내가 직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셨다.

 

그리고 4개월 후, 아기가 태어난 병원에서

아기는 작게 태어난 것에 비해 아주 잘 크고 있으며, 심장도 건강하게 잘 자랐다

고 했다. 자식이 건강한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채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은 그 무엇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쁜 일이다.

 

선생님께 의뢰했던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다만, 더 일찍, 망설이는 시간에 더 빨리, 연락했더라면 그간의 고통이 더 줄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서, 후배가 될 산모들에게 모유 수유가 힘들다면 한 시간이라도 일찍 선생님께 연락하여 도움을 받는 것이

시간, 비용, 노력 등 모든 면에서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임을 진심으로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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