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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선물 받았습니다 2012.04.25 16:03
김현정 조회 1418

아기 낳으면 모유수유는 당연한 줄 알았어요.

엄마 몸에서는 당연히 모유가 나오고 아기는 당연히 젖을 빨거라고... 그게 당연한거니까.

그런데 이렇게 힘든 일이었을 줄이야...

 

37주 5일에 출산을 했습니다.

첫째는 다들 늦게 낳는다는 말에 여러가지 산전 강의를 출산하기 2~3주 전으로 잡아놨었어요.

그 전달 강의는 신랑이 바쁘기도 했고, 어차피 막달에는 병원도 매주 가니까 병원 가는 김에 강의를 듣고 오자 하고 생각했거든요.

강의가 모두 병원에서 해주는 강의였으니까요.

그런데... 첫 강의가 시작하는 날 저는 출산을 했습니다.

그러니 다른 강의도 하나도 듣지 못했지요.

부부출산교실, 모유수유교실, 신생아 목욕 및 관리법...

그리고 나서 병원... 조리원...에서 저는 아주 푹~ 쉬었습니다.

조리원에서도 밤에는 분유주세요~ 하고 아주 쿨하게...

바보같이 말입니다.

그리고 이게 저의 모유수유 난관의 시작이었습니다.

 

집에오니 아기가 젖을 안물었어요. 자지러지게 울고... 초보엄마는 어떻게 할 줄 몰라 당황했습니다.

아기를 울릴 수 없었던 저는 편평유두인 제 가슴을 탓하며, 그리고 적은 제 젖양을 탓하며 혼합수유를 결심했습니다.

그것도 모유는 유축하는 방식으로요.

아기는 젖병만 주니 좋다고 잘 먹고 잘 잤습니다.

그리고 저는 분유를 탈때마나 저는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아기에게 모유를 주지 못하는 엄마라니...

그리고 남편과 주위 사람들은 자꾸 젖을 빨리라면서 충고를 해주는데

제게는 그것이 엄청난 스트레스였답니다.

그리고 모유를 고집하는 남편에게 울고 불고 난 못하겠다고... 그냥 혼합하자고... 하소연하기를 몇일.

분유를 먹고 감기에 잘 걸렸던 남편은 모유수유를 포기하지 못하고 제게 선생님을 불러주겠다며 한번만 해보자고 했어요.

그때는 모유에 집착하는 남편이 정말 미웠습니다.

왜 내 생각은 안해주는지...

내 몸은 오직 아기를 낳고 아기를 키우기 위해서만 있는것 같았어요. 우울증이었나봅니다.

근데 사실 남편이 모유에 집착하게 된건 저때문이었어요.

강의를 듣지 못한 제가 모유수유 관련 책을 사다달라고 했는데 그 책을 보더니 모유의 장점을 다 알아버리고서는 제게 모유를 고집한거죠.

알았다고 하고 선생님을 만나보기로 했어요. 제게는 정말 마지막 노력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오셨어요.

수유할 준비를 해 놓고.

오자마자 수유를 하자고 하십니다.

제 문제는 스트레스, 젖양부족, 편평유두, 유두혼동... 참 많죠.

아.... 그런데 믿지못할 시간이 흘렀습니다.

너무나 평화로운 수유시간이었어요.

그전까지 수유시간이 다가오는 것은 제게 공포였거든요.

남편 눈치보며 물려보고 젖을 애는 자지러지고... 이러다가 탈진하는건 아닌가... 성격버리는건 아닌가... 걱정되고... 결국 분유를 타고...

그러고 나면 다음 수유시간... 정말 너무 너무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 모든 힘든 시간이 거짓말인것처럼 평화롭게 수유를 마치고 숙면에 빠진 아기를 보며 다음 수유텀을 기다렸습니다.

마술인가요? 기적인가요?

그 다음 수유도 아주 평화롭게 성공했어요.

신기했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제 젖양은 부족하지 않다고... 그리고 유두도 아기가 충분히 빨 수 있고...

아기가 젖병만 좋아하니 일단 유두보호기를 썼습니다.

 

선생님이 가시고 나서 다시 오실때까지 혼자 하는 수유시간은 여전히 공포였고 평화롭게 성공하기도 하고 가끔은 실패하고 분유를 타기도 했지만...

이젠 달라졌어요.

좌절하고 포기했던 모유수유에 욕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두번째 방문에서도 당연한듯 평화로운 수유시간이 지나갔고...

 

그리고 지금...

거의... 정말 거의... 완모 중입니다.

그것도 유두보호기 없이 맨젖으로요~ 어느날 갑자기 덥썩 물고 빨더라구요. 뿌듯했습니다...

 

'거의 완모' 라는 말은 없겠지만...

완모중이라고 좋아하다가도

가끔 아기가 보채고 칭얼거리고 잠도 잘 못자면 혹시 젖이 부족한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께서는 아니라고 절대로 젖병을 주지 말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아기가 더 많이 먹으려는 것은 아닌가... 나 때문에 성장을 잘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시작되면

젖이 폴폴 넘쳐나는 엄마이지 못한 제 자신을 원망하며 분유를 탔습니다.

제가 후기를 미뤄왔던 이유였어요...

젖병을 아예 쓰지 않게 되면 후기를 쓰려고...

어제부터 다시 완모중입니다...^^

 

이제서야 아기한테 미안해지네요.

실리콘 젖꼭지를 엄마젖꼭지인줄 착각할 만큼 마구 물려준것이... 정말 미안합니다.

미웠던 신랑에게는 한없이 고마워요. 좋은 선생님을 찾아줘서요.

그리고 원장님.

제게 희망을 주시고 아기에게 건강을 주시고

저희 가정에 평화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유수유를 결심하시는 분들...

힘들어도 해내세요.

원장님을 믿고 따르면 행복해질거에요^^

 

그리고 주위에서 하는 말들에 팔랑귀 되지 마세요~

저도 몇일 전 집에 방문하신 시댁어른이 저보고 젖이 적다고... 그래서 애기가 깨는거라고...(사실 3시간 간격으로 수유시간이 잘 지켜지고 있었어요)

아직 이때는 (50일) 밤에도 깨서 먹는게 당연한데... 밤에 깬다고... 젖을 충분히 먹지 못해 그러는거라며 미역국을 물처럼 들이키라고 하시더라고요.

순간 겨우 잡고 있던 자신감을 잃고 스트레스받고 젖양이 줄어듬을 느끼고 분유를 탔네요.

그러지 마세요.

어른들은 아기 키운지도 오래되셔서 잘 기억도 안나시고 옛날에는 지금처럼 정보가 풍요롭지 않았던 때라 그러시거든요.

원장님을 믿고 소신을 지키자구요.

 

원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위대한 엄마들.

행복한 수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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